전류 전쟁의 진실: 에디슨과 테슬라, 그들은 적이었는가
전류 전쟁의 진실: 에디슨과 테슬라, 그들은 적이었는가
교류와 직류의 전쟁 – 에디슨과 테슬라의 진실
‘현대 전기를 만든 사람은 토머스 에디슨이다.’
‘교류는 테슬라가 만든 것이다.’
이 두 가지 진술은 교과서와 다큐멘터리, 영화 속에서 반복되어 온 통념입니다
하지만 전기 공급 시스템의 역사는 단순히 한두 사람의 독창적 발명으로 설명할 수 없는 복잡한 기술 경쟁의 역사이며, 에디슨과 테슬라 사이에 벌어진 ‘전류 전쟁(Current War)’은 기술, 자본, 신념이 얽힌 대규모 갈등의 현장이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우리가 알고 있는 에디슨과 테슬라의 이미지와,
역사적 사실에 기반한 교류·직류 전쟁의 실체를 비교해 정리해 보겠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통념 ①
에디슨이 전기를 발명하고 현대 전력 시스템을 설계했다
▶ 실제 Fact
에디슨은 전기를 발명한 인물이 아닙니다. 전기 현상에 대한 기초 연구는 18세기부터 이루어졌으며, 전류와 전압의 개념도 이미 정립되어 있었습니다
에디슨은 1882년 뉴욕에 세계 최초의 전력 공급소(Pearl Street Station)를 설립하여, 실용적인 직류(DC) 기반 전력 시스템을 도시에서 구현한 기업가적 엔지니어였습니다
하지만 이 시스템은 송전 거리가 짧고 효율이 낮았으며, 대규모 보급에 한계가 있었습니다
에디슨은 전력의 상업화라는 측면에서는 선도자였지만, 기술적으로는 직류 시스템의 단점을 극복하지 못했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통념 ②
테슬라는 독자적으로 교류를 발명했다
▶ 실제 Fact
니콜라 테슬라는 교류 시스템(AC)을 근본적으로 새롭게 발명한 인물은 아닙니다
교류 전기의 개념과 기술은 이미 유럽과 미국의 여러 과학자들이 이론적으로 다루고 있었으며, 1870년대 후반부터 교류 전압을 변화시키는 ‘변압기’ 기술도 개발되고 있었습니다
테슬라의 혁신은 유도 전동기(Induction Motor) 개발과 **다상 교류 시스템(Polyphase AC)**의 설계에 있었습니다
1888년, 테슬라는 교류 전기를 안정적으로 동력으로 바꿀 수 있는 회전 기계를 발명했고, 이 기술을 인수한 조지 웨스팅하우스(George Westinghouse)가 교류 송배전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본격적인 ‘전류 전쟁’이 시작되었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통념 ③
에디슨과 테슬라는 단순한 발명가 간의 기술 경쟁을 벌였다
▶ 실제 Fact
전류 전쟁은 단순한 기술 논쟁이 아니었습니다.
그 배경에는 특허, 자본, 언론, 정치가 얽힌 복합적인 이해관계가 있었습니다
에디슨은 자신이 이끄는 에디슨 일렉트릭(Edison Electric)이 직류 방식으로 전력을 독점할 수 있도록 다방면에서 로비와 홍보를 진행했고, 교류의 위험성을 강조하기 위해 공개적으로 동물에게 교류 전기를 흘려 죽이는 실험까지 감행했습니다
이런 일련의 행위는 ‘교류=위험한 전기’라는 인식을 조장하기 위한 선전이었으며, 교류 기술을 반대하는 전략이었습니다
반면 웨스팅하우스와 테슬라는 교류 기술의 장거리 송전 효율성과 경제성을 내세워 상업적 확장을 꾀했습니다
1893년 시카고 세계 박람회에서 교류 시스템이 채택되면서 여론은 크게 기울었고, 1896년 나이아가라 폭포 발전소가 교류 시스템으로 구축되며 교류의 우월성이 확정되었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통념 ④
테슬라는 승리한 천재 발명가로 존경받았다
▶ 실제 Fact
기술적으로는 교류 시스템이 승리했지만, 테슬라의 개인적인 삶은 그리 성공적이지 않았습니다
웨스팅하우스가 그를 보호하기는 했지만, 이후 테슬라는 자금난과 특허권 갈등으로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또한 그는 다양한 미래 기술(무선 전력 전송, 텔레오토마톤, 전파통신 등)에 집착하며 점차 학계와 산업계에서 고립되었습니다
그가 생전에 전기기술의 대중화에 기여한 바는 매우 컸으나, 현대적 의미에서 성공한 기술 사업가로는 남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사후 20세기 후반부터 그의 업적은 재평가되기 시작했고, 지금은 전기 공학의 선구자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통념 ⑤
에디슨은 끝까지 테슬라와 교류를 반대했다
▶ 실제 Fact
전류 전쟁에서 에디슨은 패배했지만, 그 이후에도 기술자로서 여러 분야에서 활동을 이어갔습니다
에디슨이 만든 회사는 결국 제너럴 일렉트릭(GE)으로 합병되었고, GE는 이후 교류 시스템을 채택하면서 에디슨의 직류 전략은 사실상 종료되었습니다
하지만 에디슨은 끝까지 자신의 직류 시스템에 애착을 보였으며, 교류를 인정한 적은 없습니다
다만 기술사적으로 보면 에디슨은 시스템 구축과 실용화에, 테슬라는 이론과 기술 설계에 집중한 상호 보완적 인물로 보는 시각이 더 정확합니다